운동을 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다음 날 계단 오르기가 힘들 정도의 근육통을 경험한다. 이 통증을 **지연성 근육통(DOMS, Delayed Onset Muscle Soreness)**이라 부르며, 보통 운동 직후보다는 하루에서 이틀 뒤에 나타난다. DOMS는 불편하지만, 신체가 운동 자극에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다만 관리하지 않으면 훈련 지속성을 떨어뜨리거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DOMS의 과학적 원인과 관리 전략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1. DOMS 연구의 역사와 오해
DOMS는 19세기말부터 학계에 보고되었지만, 당시에는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지 못했다. 20세기 중반까지는 젖산 축적설이 주류였는데, 격한 운동 후 젖산이 근육에 쌓이면서 통증을 유발한다는 가설이었다. 그러나 후속 연구에서 젖산은 운동 종료 후 수 시간 내 대부분 제거되며, DOMS가 나타나는 시점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는 근섬유 미세 손상 → 염증 반응 → 통증 유발 물질 생성이라는 기전이 DOMS의 주된 원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 DOMS의 발생 원리와 특징
DOMS는 주로 편심성 수축에서 발생한다. 이는 근육이 늘어나면서 힘을 내는 움직임을 의미하며, 덤벨을 내릴 때, 달리기에서 내리막길을 달릴 때, 점프 후 착지할 때 등이 대표적이다. 이때 근섬유가 미세하게 손상되고 세포막이 흔들리면서 칼슘이 과도하게 유입된다. 칼슘은 단백질 분해 효소를 활성화시키고, 염증 반응을 촉발한다. 이후 프로스타글란딘, 브래디키닌 등 통증 매개체가 분비되면서 수용체가 자극되고, 시간이 지난 뒤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다.
DOMS의 일반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 12~24시간 후 통증 시작, 24~72시간에 최고조
- 대체로 5~7일 안에 자연 회복
- 하체 대근육에서 발생 빈도가 높음
- 같은 운동을 반복하면 점차 통증 강도 감소(적응 효과)
3. 운동 강도·수준에 따른 DOMS
DOMS는 운동 경험과 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 초보자: 작은 자극에도 강한 DOMS 경험 → 운동 지속 의지를 꺾기 쉬움
- 중급자: 새로운 운동이나 강도 상승 시 DOMS 발생, 회복 속도는 빨라짐
- 고급자: DOMS가 거의 없을 수 있으나, 이는 몸이 자극에 익숙해졌다는 의미이므로 새로운 훈련 자극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운동 빈도가 잦아질수록 DOMS가 누적될 수 있어, 휴식과 회복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다.
4. DOMS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DOMS는 단순히 운동 불편을 넘어서, 직장인이나 학생, 운동선수의 생활에도 영향을 준다.
- 직장인: 장시간 앉아 있는 동안 뻣뻣함과 피로감 증가
- 학생: 집중력 저하, 학업 효율성 하락 가능
- 선수: 훈련·경기력 저하, 부상 위험 증가
따라서 DOMS 관리법은 단순한 편의 차원을 넘어, 생산성과 성과 관리와도 직결된다.
5. DOMS 관리 전략
① 회복 촉진 활동
가벼운 조깅, 자전거, 요가 같은 저강도 운동이 혈류를 개선해 회복을 돕는다.
② 온·냉 요법
- 운동 직후: 냉찜질로 염증 억제
- 24시간 이후: 온욕·찜질로 혈류 촉진
③ 마사지와 폼롤러
근막 이완은 림프 순환을 촉진하고 근육 뭉침을 풀어준다.
④ 영양 관리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기본이며, 오메가-3, 비타민 C·E 같은 항산화 영양소가 염증 반응을 완화한다. 보충제로는 BCAA, 글루타민이 대표적이다.
⑤ 수분·전해질 보충
수분 부족은 DOMS 회복을 늦춘다. 운동 전후 꾸준한 수분과 전해질 섭취가 필수다.
⑥ 숙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숙면은 근육 회복의 핵심이다. 하루 7~9시간은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6. DOMS 예방 전략
- 점진적 과부하 원칙
- 충분한 워밍업과 쿨다운
- 교차 훈련으로 특정 부위 과부하 방지
- 주기화 훈련으로 강·약 조절
7. 최신 회복 트렌드 (2025년)
최근에는 전통적인 스트레칭과 마사지 외에도 첨단 기술이 DOMS 관리에 활용되고 있다.
- 웨어러블 기기: 근육 피로도, 회복 지수 측정 → 개인별 회복 계획 설정
- AI 기반 피트니스 앱: DOMS 발생 패턴 분석 → 맞춤형 훈련 강도 조절
- 압박 의류와 냉각 수조: 혈액 순환 개선, 염증 반응 완화
이러한 방법들은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선수단과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이미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8. DOMS와 심리적 관리
DOMS는 신체적 통증일 뿐 아니라 심리적 부담을 주기도 한다. 초보자는 DOMS를 부상으로 오해해 운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DOMS를 성장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심리적 전환이 필요하다. 운동 일기를 작성하거나, DOMS 강도 변화를 기록하는 것도 긍정적인 접근법이다.
9. 사례로 보는 DOMS 활용
프로 축구 선수들은 DOMS 강도를 체크해 다음 훈련 강도를 조정한다. 예를 들어, DOMS가 심한 날은 전술 훈련이나 회복 훈련 위주로 진행하고, 통증이 줄어든 날은 고강도 훈련을 배치한다. 일반인도 이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DOMS를 운동 계획의 피드백 지표로 삼으면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훈련이 가능하다.
결론
DOMS는 피할 수 없는 운동의 동반자다. 근육 미세 손상과 염증 반응의 결과로 나타나지만, 이는 곧 몸이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올바른 회복 전략과 예방 습관, 최신 회복 도구를 활용한다면 DOMS는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성장의 신호로 기능할 수 있다. DOMS를 잘 관리하는 것은 단순히 통증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강한 운동 습관과 삶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다.